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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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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madpark.korea.ac.kr
Subject  
   제 9 화 - 자기(磁氣)와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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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磁氣)와 생명
들어가며
구소련에서 핵 발전소가 폭발하여 방사능이 유출된 후, 프랑스의 마르세이유에서 출발한 비둘기들 중, 집을 찾아오지 못한 것이 70% 이상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에 방사능이 방향감각을 마비시킨 때문이 아닌가하는 보도가 있었다. 2천여 년 전부터 비둘기 통신수단이 있었고, 12세기에는 바그다드에 비둘기를 이용한 정기 우편제도가 생기기도 했다. 비둘기가 방향을 찾아서 날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옛날에는 태양이나 별의 위치를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지금은 비둘기 뇌에 지구의 자기(지자기)를 읽는 부분이 있어서 동서남북을 판단할 수 있다는 설이 유력하다. 말하자면 비둘기 뇌 속에 방향을 알 수 있는 자석이 있다는 얘기이다. 비둘기만이 아니라 철따라 이동하는 철새, 나비, 꿀벌도 그러한 능력이 있다는 설이 있고 앞으로 보겠지만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는 지자기를 읽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의 로저 베이커라는 생물학자는 인간에게도 지자기를 읽는 능력이 있는가를 실험해 보았다. 눈을 가린 실험자들과 눈을 가리지 않은 실험자들을 먼 곳까지 데려가서 출발한 곳의 방향과 도착한 곳의 방향을 물었다. 10km 이내의 근거리에서는 거의 맞추지 못했지만, 10km 이상의 먼 거리에서는 대개 맞추었다. 또 한 가지, 자석을 붙인 헬멧을 씌우고 실험을 했는데, 자석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방향을 맞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지자기는 인체나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흥부 집을 찾아온 제비가 정확히 제 집을 기억해 낸 것도 그러한 메카니즘으로 일까?
지자기(地磁氣)
사람들은 자기력의 신비성 때문에 옛날부터 지금까지 자기장이 인체나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왔다. 대부분 이러한 효과를 알아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실험적으로 반복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 한 젊은 과학자가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에 미치는 지자기의 영향을 실험적으로 되풀이하여 입증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글에서는 실험적으로 밝혀진 결과를 토대로(따라서 우리의 논의 내용은 박테리아 수준으로 한정될 것이다) 그 발견과 예상되는 결과를 논의하고자 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자석을 통해 자기력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두 개의 영구자석을 서로 가까이 가져가보면 어떤 방향에서는 끌어당기고 어떤 방향에서는 밀어낸다. 이러한 이상한 현상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일상적으로 자석을 이야기할 때 보통 냉장고에 붙이는 장식용 자석과 같은 영구자석을 의미한다. 자연에는 원칙적으로 의 형태로만 존재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의 형태여서 분자마다 이온 한 개와 이온 두개를 가지고 있다. 자철광은 볼품없는 검정색 돌이지만 자기력 덕택에 12~16세기에 있었던 항해술의 발달이나 현대과학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 글에서는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들 중 어떤 것은 수십억 년 전부터 자기유도 방법을 이용하여 운동하였다는 것을 기술하고자 한다. 그래서 인간의 위대한 발명 중의 하나를 지구상에서 가장 단순한 유기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자기장에 반응하여 움직이기
박테리아는 아무데서나 존재하는 단세포 생물이다. 이들은 동물의 체내에서나 피부에서도 잘 번식하고 있으며, 섭씨 85도나 되는 온천이나 깊은 바다 속에서도 생존한다. 크기는 전형적으로 수 마이크로미터(10만분의일미터)정도여서 현미경을 통해서나 볼 수 있다. 이때 가시광선의 파장(수중에서는 0.4 마이크로미터 정도)에 관계되는 분해능 때문에 자세한 내부 구조를 광학현미경으로는 알 수 없으므로 전자현미경이 필요하다.
이렇게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박테리아는 다양한 국지적 조건에 놀라울 정도로 잘 적응하고 다양하게 행동한다. 예를 들어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는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오히려 더 잘 산다. 식물이 진화하여 대기층으로 산소를 뿜어내기 이전의 지구에 이미 이러한 박테리아들이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오늘날 이러한 무기성 박테리아는 산소가 결핍된 수중환경에서도 볼 수 있다. 썩어가는 동물이나 식물도 박테리아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무기성 박테리아의 폐기물은 메탄가스이다. 이들은 화학물과 물 속에 녹아있는 기체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기관이 있어서 먹이 쪽으로 유영하고 독이 있는 곳으로부터는 피할 수 있다. 무기성 박테리아에게는 산소가 독극물이다.
1975년 Blakemore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당시 그는 미생물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었는데 관심분야는 진흙이나 늪에 살고 있는 무기성 박테리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그는 염기가 있는 연못의 진흙을 채취하여 바닷물과 섞은 후 현미경 슬라이드에 한 방울 떨어뜨려 고성능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이러한 실험은 1850년대 Pasteur 시절부터 수만 번이나 시행되었지만 Blakemore는 다른 사람들이 못 본 것을 발견하였다. 즉 어떤 물방울이나 박테리아는 한 쪽으로만 헤엄을 치는 것이었다. 이들은 실내등 쪽으로 움직일까? 아니면 반대쪽으로 움직이는 것일까? 그는 현미경을 상자로 덮은 채 실험을 해보았다. 또 현미경을 다른 방으로 옮겨보기도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든지 박테리아는 항상 북쪽으로만 움직이는 것이었다. 화학 또는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용액을 휘젓는데 사용하는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작은 영구자석을 흔히 볼 수 있다. Blakemore는 이 자석을 물방울 근처에 가져가 보았다. 한쪽 극에 대해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지만 다른 극에 대해서는 박테리아의 운동 방향이 바뀌었다. 실험을 반복한 결과 박테리아는 북극 쪽으로만 움직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자기학과 생물학에서 매우 특이한 발견이었다. 즉 지자기가 생명 유기체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관측한 것이다. 또한 Blakemore는 박테리아의 방향 회전에 있어 생명이 필수적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죽었기 때문에 자기장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죽은 박테리아도 자기장의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 이였다.
회전의 메카니즘

과학에서 한 가지 사실이 발견되면 여러 가지 의문이 생겨난다. 이 경우엔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 물리적 메카니즘은 과연 무엇인가, 생물학적 의미는 무엇인가가 그런 의문이 된다. 첫 번째 의문에 대하여 Blackemore가 제시한 가장 간단한 설명 방법은 각각의 박테리아가 하나의 작은 자석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박테리아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어보면 박테리아 내의 많은 입자들이 자기장 방향으로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나침반과 같은 자석인가? Harvard 대학의 E. M. Purcell은 아마도 철을 포함하고 있는 하나의 자기구역이라고 짐작했다. 만일 그렇다면 반대 방향의 강한 자기장을 펄스 형태로 가해 줄 때 자기장의 방향으로 회전하기 전에 박테리아의 자화 방향이 바뀔 것이다. 실험결과 이것은 확인되어 펄스를 받은 후에 박테리아는 북극을 향하지 않았다.
자기학에 관한 물리 지식으로부터 지자기 내에서 박테리아를 회전시키는데 필요한 물질이 얼마인가를 추측할 수 있다. 실온에서 1 (자기 모먼트의 단위) 정도의 자기 모먼트를 가진 원자는 1.5 T의 자기장 내에서도 별로 정렬하지 않는다. 정렬하려면 자기에너지 가 열운동에너지 와 같은 정도이거나 커야 한다[대략적으로 크기만 고려하는 계산에서는 2나 3/2같은 인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또는
는 박테리아의 자기모먼트, 는 볼츠만 상수, 는 실온(300 K), B는 지자기()인데 이들을 쓰면 다음을 얻는다.
자화철이 완전히 자화되어 있다면 단위 부피당 자기모먼트는 이다. (이것은 분자 하나당 의 자기모먼트에 해당되며 이온의 자기모먼트는 정확히 서로 상쇄된다.) 그러므로 정렬이 일어나는데 필요한 부피는 다음과 같다.
이 하한값은 위의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볼 수 있는데 고리에는 크기가 50nm인 입자가 20개 정도있다. 이들을 구라고 가정하면 그 부피는 이 되어 최소값보다 약 8배 정도 크다. 물론 이것은 인 자기모먼트의 약 8배임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박테리아는 지자기 방향으로 잘 정렬할 수 있는 것이다.
지자기 방향으로 회전하여 생기는 결과
생물학에서는 흔히 특수한 감각을 가진 유기체가 갖는 이점이 무엇일까를 알아본다. 예를 들어 박쥐는 초음파를 발생하거나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 박쥐는 밤에도 날 수 있고 먹이를 찾을 수도 있다. 자기성 박테리아의 경우에도 그 유리한 점을 명백히 알 수 있다. 지자기의 방향은 쌍극자로 나타나 있다. 북반구에서는 아래쪽으로 향하는 지자기 성분이 있기 때문에 자기장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박테리아는 아래쪽으로 갈 것이다. 그러므로 무기성 박테리아가 있는 주위 환경을 흐트려 놓으면 진흙 속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생긴다. 이 개념을 받아들이면 남반구에서는 남쪽으로 움직이는 박테리아가 있을 것이다. Blakemore와 그 일행은 뉴질랜드에서 이 사실을 바로 확인했다. 적도에서는 양극성인 박테리아가 있는데 이들은 수평선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이 점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천 개의 박테리아 중 몇 개는 극성이 “반대”인 것들도 있었다. 진흙과 물을 채취하여 수직 성분이 반대인 자기장에 놓고 조사하였다. 대부분의 박테리아는 산소가 많은 표면 쪽으로 움직였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신진대사와 생식능력은 떨어지는 반면에 “반대”극성의 박테리아는 이제 진흙 쪽으로 움직인다. 약 8주일 후에 대부분의 박테리아가 극성을 바꾸는 것으로 발견되었으나 내부의 자기 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메카니즘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이들은 원래 소수의 “반대”극성 박테리아의 후손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미생물이 세계에서 환경변화에 대한 진화적 적응을 알 수 있다.
지자기에 반응하는 유기체가 또 있는가?
선원들이 나침반을 이용하여 항해하듯이 철새나 꿀벌들은 자기를 감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이런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여 왔다. 새에 자석을 매달고 실험한 결과 보통의 행동에서 벗어난다고 주장되기도 했다. 비둘기의 경우에는 자기자의 방향뿐만 아니라 그 크기가 2%정도 변화하면 감지할 수 있다고 추정되었다. 벌들의 경우에는 자기장의 지도를 만들어 줌으로써 방향을 가리킨다는 주장도 있다. 자기성 박테리아를 분석한 Blakemore의 경우와는 반대로 새나 벌의 경우 그러한 효과를 내는 메카니즘이 알려져 있지 않다. 만일 자체의 나침반이 있다 하더라고 박테리아처럼 수동적으로 토크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 유기체의 신경계통에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실제로 새나 벌을 자기장에 이끌리게 하거나 멀어지게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사람은 없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생물리 학자들은 새와 벌의 자기에 대한 감지능력이 증명되었다고 믿지 않는다. 이것은 아직도 미해결의 문제이며 아마도 Blakemore 같은 연구자가 이 분야를 혁신시킬만한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 : Halliday, Resnick and Walker, Fundamental of Physics, 4th edition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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